"시간의 레이어가 차곡히 쌓여 해묵은 컬러를 만들었다."
흐르는 시간은 흔적을 남긴다. 빛을 잃고, 탁해지고 벗겨져 허물어지는 것. 그리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는 것. 이것은 인간의 삶과도 흡사하다. 사물들은 제 각자의 흔적을 남기며 늙어가는 것이다.
봄 여름 가을 겨울.... 계절이 바뀌며 만들어 놓은 해묵은 컬러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붓을 든다. 시간이 만든 컬러, 그것이 쌓여 만든 물질. 그 물질이 오브제가 되었다. 패브릭도 옻도 힘이 없는 물질이지만 둘이 만나 단단하고 무엇을 담을 수 있는 사물이 되었다.
사물은 우리에게 이해되는 방식(方式, Formula)이 있다. 나는 색으로 시간을 버텨 낸 사물과 앞으로 버텨 낼 사물 사이에서 관람객이 사유(思惟, Thinking)하길 바란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