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7인의 작가는 성실한 공예적 사고의 축적을 통한 기법적 요소와 주제 의식이 결합한, 완결된 형태의 오브제를 제작하는 것에 익숙하다. 그들이 함께 모였던 계기도 개개인이 만들어온 그 특별함에 관한 성찰을 위한 것이었다. 질료를 대하는 방식이나 그것을 통해 구현하는 정서는 각자 다르고 독특하지만, 원초적 물질을 다루는 기술이 진화한 동시대적 영향 아래, 쉼 없이 자신의 작업을 이어왔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은 공통적이고 지속적이다.
끊임없는 작업이 오랜 시간에 걸쳐 작가에게 부여하는 독자성에는 쉽게 얻을 수 없는 특별함이 있을 뿐 아니라, 동시에 항구적이다. 하지만 그것이 지속되면 오히려 스스로를 제한하는 틀에 갇혀, 새로운 창조적 활동에 목마름을 느낀다. 타성에 젖어 익숙함을 답습할 것인가, 아니면 한 발자국의 미미한 변화로 보일지라도 그 작은 진화를 위해 안간힘을 써볼 것인가. 후자는 작가의 독자성을 유지해야 하는 전제조건이 수반되며, 이는 상충하는 두 가지를 함께 가져가야 하는, 어렵고 신경 쓰이는 과정이다. 변화를 위한 시도와 그 과정은 그렇기에 더 의미가 있다.
이 전시는 스페이스 B-E의 과정에 대한 집착과 특유의 공간적인 해석을 접하고 작가가 불편함을 감수하며 겪은 저마다의 변화를 풀어내는 실험이다. 7인의 작가는 새로운 시도를 위해 지금까지 이어온 작업의 여정과 그 중요 요소를 분석하고 ‘해체‘, ’회귀‘, ’전환‘, ’탈피‘, ’본질‘, ’확장‘ 등의 키워드를 통해 틀에서 벗어나 공간적으로 적용하고자 했다.
작가 이재익